신설 취지와 필요성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의 구조조정의 방향은 학부제로의 전환과 대학경영의 합리화로 나아가면서 학문적으로는 실용학문의 거센 파고가 드세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대학의 연구기능은 약화되고, 인문·사회과학, 특히 '인문학'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다.
학부제의 실시는 학문의 전문화의 길을 택하기보다는 학습 수요자의 요구에 영합하여 표피적이고 인기 영합적인 교과목 개설을 통한 학문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 결과는 인문·사회과학의 토대의 붕괴로 이어지고, 마침내 대학원 교육의 부실화·대학원생의 질적 저하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침체되어가는 인문·사회과학의 활성화와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교육전수의 기능 등은 학부보다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고 통합성을 가진 대학연구소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의 상황은 복합공황의 위기와 문화적 해체의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체제적 응집력의 회복, 인간본원의 사회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문화적 통합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 하겠다. 체제적 응집력의 회복, 문화적 통합력의 확보는 한국문화에 대한 인식의 제고를 통해 얻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는 문화적 다양성과 개별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요구가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된다. 이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우리의 문화적 역량과 자산이 세계문화의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문화를 더욱 깊게 탐구하고 한국학의 세계성 확보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학 전공 학문후속세대의 지속적 확보가 절실하다.
현재 한국의 대학 학제로는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이 다양한 학문·전공의 영역을 넘나들 수 없다. 이로 인해 다양하고 종합적인 안목을 갖지 못한 채 특정 학문에 매몰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다가오는 21세기 학문연구의 방향은 세계 속에서의 한국문화, 한국사상, 한국역사, 한국사회의 위상을 확립하는 것이어야 한다. 좁디좁은 여러 학문의 구분을 뛰어넘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통해 세계 속의 한국, 한국 속의 세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어국문학, 역사학, 철학, 종교학, 교육학, 사회학, 인류학, 민속학, 정치학, 경제학, 언론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의 연구성과를 체계적으로 종합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으로서의 '한국학' 연구의 필요성과 한국학 전공 학문후속세대의 지속적 확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학의 경우 인접 학문간의 협동과 교류가 요구된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 사회의 총체적 실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제반 학문의 영역과 다양한 시각을 확보한 학자들에 의해 가능하다. 그 가운데서 특히 국어국문학, 국사학, 문화인류학의 연관은 매우 긴밀하여 이 학문분야에 대한 기본적 학습은 필수적이다. 한국의 정치, 사회, 역사, 문화에 관한 이해는 상호 인접학문에 대한 기초적 훈련을 쌓은 한국학 전공 학문후속세대들에 의해 이루어질 때 더욱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상호 인접학문에 대한 기초적 훈련을 쌓은 한국학 전공 학문후속세대의 양성은 전공중심으로 나뉘어진 현재의 대학원 학제로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연구소가 주관하는 한국학 협동과정 한국학과의 신설이 필요하다.
지역문화의 창달, 나아가 민족문화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신연구교육체제의 수립을 교육목표로 삼고 있는 '민족의 대학'인 본교는 1978년에 민족문화연구소를 설립하여 한국학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모색하여 왔다. 민족문화연구소는 본교의 대표적 교책연구소로서 중점 지원·육성되어 대내외적 신인도를 높여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1994년에는 '우수연구소', 1996년에는 '중점연구소'로 지정받기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문화사상대계}·{울릉도·독도의 종합적 연구}·{경북문화재대관}의 간행을 진행하면서 학제간 연구를 지향함으로써 인문·사회과학 및 자연과학에 걸친 여러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을 포용함은 물론 지역사회의 연구활동을 선도하면서 대학 연구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에 한국학의 중추적 역할을 떠맡을 수 있는 민족문화연구소 주관 대학원 협동과정 '한국학과'를 신설, 학문후속세대의 교육기능을 담당케 할 필요성이 있다. 이것은 곧 본교의 대학원 특성화 방향 모색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교육부에서 1999년 7월 발표한 [2000학년도 대학원 학생 정원조정 기본 계획]에 의하면 학과간 협동과정을 통한 학제간 연구 및 유관 연구소·산업체와의 산·학·연 과정 등의 신·증설을 권장하고 있고, BK21 사업의 목적이 '21세기 지식기반사회 대비 고등인력양성사업'에 있다. 또한 그 일환의 하나로서 지원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99 대학부설연구소과제' 역시 '대학에서 강좌를 개설하여 연구소 전임인력에게 담당하게 할 연구소'를 지원대상으로 삼고 있음에 비추어볼 때 본교 역시 학과간 협동과정을 통한 학제간 연구 및 유관 연구소·산업체와의 산·학·연 과정 등의 신·증설을 적극 추진하여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현 상황하에서 본교 특성화 목표인 '지역사회의 발전과 지역문화 창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민족문화연구소 주관하에 대학원 한국학 협동과정 한국학과를 설치하여 한국학 전공 분야의 석·박사 학위과정 학생을 모집하고자 한다.
본 협동과정에서 배출되는 졸업생들은 앞으로 대학통합강좌의 교수로의 진출은 물론 다음의 분야에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므로 본 연구소 주관의 학과간 협동과정 한국학과를 신설할 필요성이 있다.
① 21세기 문화의 세기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사립·공립·국립의 박물관이 많이 신설되고 있다. 이러한 박물관의 학예연구직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 사회의 총체적 실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제반 학문의 영역과 다양한 시각을 확보한 본 연구소의 학과간 협동과정의 학생들이 적임자들이므로 앞으로 본 졸업생이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②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관광·문화공보실 등의 전문연구직 공무원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앞으로 국토개발의 경우 환경영향평가가 강화됨은 물론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지표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경우 유형 무형의 문화재 지표조사를 위한 전문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본 연구소는 1999년에 매장문화재지표조사기관으로 선정된 바가 있으므로 재학중 현장실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협동과정의 졸업생들의 진출이 더욱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추진계획
2000년 1학기부터 민족문화연구소 대학원 협동과정에서 한국학과의 학위과정을 개설하여 학생을 모집한다. 그 정원은 9명으로 하되, 석사과정 6명, 박사과정 3명으로 한다.
입학전형은 일반 정규과정과 동일하게 시행한다.
본 학과간 협동과정은 정부의 관계부처 및 기타 관련기관으로부터 위탁교육을 담당할 수 있다.
교과과정은 정규 석사, 박사과정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